떠남

Posted by hi G on 2011. 7. 28. 00:36
간만의 '여행'을 앞두고, 잠이 오지 않는다.

원래 '여행'과 '관광'은 별개라고 생각했으니까, 이번 인도네시아 행은 여행이 맞긴 하다.

다섯 시간 후면 공항으로 출발해야 하는데, 이렇게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떠난 적도 없었던 것 같다. 이렇게 멀리 떠나보는게 너무 오랜만이라 조금 당황스럽다. 

낯선 곳, 낯선 만남으로부터 희열을 느끼던 나날들이 너무 아득하게만 느껴진다. 한동안 내 일상의 양분이 되어주었던 여행의 소중한 기억들도 이제는 당시 끄적여놓은 글과 사진을 통해 마치 남이 예전에 해준 얘기였던 마냥 무덤덤하게 겨우겨우 생각해내는 정도다.

한때 탈출과 방랑에 중독되기도 했고 덕분에 지독한 금단현상까지 겪었지만, 이제는 집, 고향, 정착할 곳, 이런 것들이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이 됐다.

확실히 나도 점점 재미없어진다. 나이가 들긴 하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