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little bit about our mothers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on 2011. 4. 28. 13:02
신경숙 작가의 [엄마를 부탁해] 영문판이 들리는 서점마다 눈에 띄는 요즘. 미국 사람들 반응은 대체적으로 어떤가, 궁금하던 찰나에 석영이가 Fresh Air에 방송된 리뷰를 보내줬다: 

"I'm mystified as to why this guilt-laden morality tale has become such a sensation in Korea and why a literary house like Knopf would embrace it. (Although, as women are the biggest audience for literary fiction, Please Look After Mom must be anticipated to be a book club hit in this country.) But, why wallow in cross-cultural self-pity, ladies?"

번역되지 않은 문화적 요소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결국 이 평론가는 한국에서 왜 이 소설이 그토록 인기있었는지 더 깊이 생각해보지 않는다. 물론 그것이 독서평의 목적이라고 할 수는없지만... 

마음에 안 드는 리뷰였지만, 나도 언젠가부터 신경숙의 소설을 못 읽겠는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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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램과 달리 나는 영화에 대해 많이 알지 못한다. 
그런 나도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영화는 꽤 여러 편을 보았다. 

가장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는 [Todo Sobre Mi Madre] (1999). 실제 삶도 테네시 윌리엄스의 Blanche를 닮은 여배우, 트랜스젠더인 창녀, 임신을 하게 된 수녀 등 결코 흔하지 않은 캐릭터들이 등장하지만, 영화의 중심엔 우리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여성, 그리고 어머니,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잊혀지지 않는 시네마토그래피와 사운드트랙도!) 





신경숙 작가가 보여주는 '엄마'와 알모도바르 감독의 '엄마.' 이 둘을 비교하자고 쓰는 포스팅은 아니다. 사실 뭔가 비교를 하려고 시작한 포스팅은 아닌데 (Hi G가 얼마전에 이 영화를 봤다고 해서 그냥 내 생각을 나누고 싶었던 것), 두 작품을 접했을 때의 내 반응을 기억해보니 참 상반되는 경험인듯 싶다. 

[엄마를 부탁해]를 읽으면서는 작가가 의도한 부분에 맞춰 눈물을 흘렸었다. 큐 싸인이 떨어지듯. 많은 대한민국 국민들 또한 그랬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신경숙 작가는 독자를 울리려고 마음먹은 사람처럼 글을 쓸 때가 있다. [Todo Sobre Mi Madre]는 두 번 봤는데, 그때 그때 나에게 와닿는 부분이 달랐었다. 눈물을 흘려야 하는 장면은 정해져있지 않고, 꼭 그래야만 하는 영화도 아니라는 느낌을 받았다. 

어떻게 그토록 허구적인 인물들이 나한테서 이토록 organic한 감정을 끌어냈는지, 풀이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좋겠다.  내 감성이 'westernize' 되었나, 라고 의심(?)도 해봤지만 그런 평면적인 문화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하긴 어렵다. 똑같은 NPR 평론가가 알모도바르 영화를 본다면, 이 작품 또한 충분히 페미니스트하지 않다는, 비슷한 결론이 나올 것 같다. 


영어로는 '모성애'를 가르키는 단어가 없고, 한국어로는 'motherhood'라는 단어가 존재하지 않는다. 어쩌면 알모도바르의 영화는 이 두가지를 동시에 표현하고 있어 비현실적인 플롯을 불구하고 설득력이 있는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