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nish strong (2)

Posted by hi G on 2011. 5. 27. 12:21
지난 몇주간 쌓이고 쌓였던 게 어젯밤 드디어 폭발했다.
죄없는 크리스에게... -.-

아이헤잇 멧스쿨! 아이헤잇 비잉히어!! 아이 헤잇잇!!!


그럼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라고 하는 크리스에게,
아이돈노 왓아이원트!!

격려를 해주려는 크리스에게,
유돈 언더스탠 왓잇츠라익!!

...

암거너 콜 마이맘.


결국 코가 꽉 막힌 상태로 엄마한테 국제전화를 했다.

나 정말 언해피해 엄마.
정말 너무너무 지루해. 재미없고, 의미없어.
나란 사람이 축소되고, 나를 나답게하는 것들이 잘려나가는 기분이야.
어차피 결국 다 외우는 건데, 차라리 브레인 몇조각만 여기에 남겨놓고 나머지는 딴데 가서 하고싶은거 했으면 좋겠어.

몇분간 엄마한테 딴지를 걸었다.
엄마는 가만히 들어주셨다. 그리고 한마디 하셨다.
이제 1년 했잖아. 앞으로 1년만 더 하면 보드보고 주먹구구 공부하는 건 끝날테니까, 1년만 더 참아. 그리고 졸업하면 하고 싶은거 맘껏 해.
젊어서 몇 년만 잠깐 고생하면 평생 당당하게 보람차게 살 수 있을거야.
그리고 방학해서 한국 오면 재밌는 일 많을거야. 인도네시아 의료봉사 준비하는 것도 네가 도와야되구.

......응.

엄마랑 얘기하고 나니 마음이 착 가라앉았다.
그래, 벌써 1년 했으니까, 벌써 반이나 왔네.
3-4학년은 병원 실습이니까 더 재밌을거야.

외국 생활에 지칠때마다, 평생 한국에서만 살아오신 엄마가 날 이해를 못해주는 것 같아 답답할 때가 있다.
하지만 지금, 내가 지금 의대에서 어떤 경험을 하고 있는지 엄마가 너무나 잘 이해하고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전화를 끊고
크리스한테 이메일을 보내 싹싹 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