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crobial art

Posted by hi G on 2011. 4. 22. 03:35

Gram-positive cocci.





난생 처음으로 gram staining이란걸 해봤다.

랩에서 일해본 경험이 있는 클래스메잇들은 많이들 해봤다고 하는데, 다소 unconventional(?)한 루트로 의대에 온 나는 남아공 보따리장사한테 사기당하고 중국 깡패들한테 쫓겨본 적은 있어도 연구실에서 박테리아 염색해 보는건 처음이었다. 멧스쿨에 오기 전에 해본 랩 경험이라면 chem lab 두 학기가 전부인데, 거기서도 현미경이나 staining쓰는 경우는 없었다. (립톤티 끓여서 카페인 추출해낸거밖에 기억이 안난다.)

아무튼, 이번 랩의 목적은 감염성 심내막염Infective Endocarditis 환자의 (1) 혈액 샘플을 채취해 (2) 박테리아를 배양하고 (3) 그 모양을 보고 (4) 종류를 판단하는 것이다. 박테리아 종류를 판단해야 적절한 항생제를 처방할 수 있다. 참고로 IE는 그렇게 흔한 병은 아니고, 이미 심장 질환이 있는 환자의 몸에 외과 수술이나 외상 등을 통해 균이 침투할 경우 생긴다고 한다. 균배양은 2-3일 이상 걸릴 수 있지만 급격히 나빠지거나 좋아지는 병이 아니기 때문에 시간이 걸려도 괜찮다고 한다.

매뉴얼대로만 하면 되는 간단한 랩이었다. (1)과 (2)는 미리 준비되어 있었고, 우리는 (3)과 (4)만 하면 됐다. Slide에 미리 배양된 박테리아를 묻혀서 crystal violet, iodine, safrafin의 차례로 착색을 한다. 두꺼운 peptidoglycan이라는 물질이 표면을 둘러싸고 있는 박테리아는 crystal violet 색소를 머금기 때문에 짙푸른 색을 띄게 된다. 이를 현미경으로 1000배쯤 확대하면 동글동글하고 짙푸른 녀석들, 즉 gram-positive cocci가 보인다.  (Cocci는 동글동글한 박테리아를 뜻한다. Gram-negative bacteria는 표면 물질 종류가 다르기 때문에 crystal violet 대신 safrafin이 착색되어 핑크색으로 나타난다.)



색깔도 모양도 너무 예뻐서 포토샵으로 직접 그려봤다. 배양 접시에서는 눈에 보이지도 않을 많큼 콕- 찍었는데 현미경으로 보니 바글바글하다. 물론 이녀석들이 일으키는 문제는 그렇게 예쁘지도 반갑지도 않지만.